(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26일 국내 증시는 뉴욕 증시의 강한 호조에도 미국의 반도체 추가 규제에 대한 우려에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장 대비 33.10포인트(1.32%) 오른 2,534.34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19.82포인트(2.93%) 오른 696.83으로 장을 마쳤다.
양 시장의 대장주인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종목이 각 호재에 힘입어 동반 상승하자 국내 증시가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아울러 코스피 거래대금은 13조4천952억원으로 지난 10월 10일(13조8천675억원) 이후 한 달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해 모처럼 활기가 도는 분위기였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특히 삼성전자가 3.39% 오른 5만7천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미국 대선 전(11월 5일, 5만7천600원) 가격을 회복한 점이 눈에 띄었다.
국내 증시가 연말 랠리를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이미 연말 랠리에 올라탄 모습이다.
간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0.06포인트(0.99%) 오른 44,736.57로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03포인트(0.30%) 상승한 5,987.37에, 나스닥 지수는 51.18포인트(0.27%) 오른 19,054.84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 이해도가 높은 월가의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스콧 베센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지명됐다는 낭보 덕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가 임박한 소식이 전해지며 지정학적 긴장감이 누그러진 것도 간밤 상승 랠리에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이날 국내 증시도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추가 규제에 대한 우려로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을 추가로 '무역 제한 목록'에 추가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중국향 선적을 제한하는 추가 규제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간밤 전해지면서다.
이에 엔비디아는 4.18% 급락한 136.02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 5일 이후 20일 만에 140달러선을 내줬고, TSMC 주가는 2.63% 내린 185.08로 장을 마감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동반 약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 우위 추세를 보이는 점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전날 외국인은 767억7천400만원 순매도하며 하루 만에(거래일 기준) 순매도 전환했다. 다만 19일(3천303억원), 20일(1천836억원), 21일(2천599억원) 등과 비교하면 매도세는 약해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이 종료된 이후에도 코스피의 내년도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등 매크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국내 증시가 진짜 반등에 나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높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전 반등장에 비해 거래대금도 늘어났고, 외국인 수급 역시 순매도 강도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번 주 FOMC 의사록이나 다음 주 수출, 고용 등 매크로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금리와 달러의 레벨 다운이 한 차례 더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