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트럼프 감세안'의 미 하원 통과를 소화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감세안 우려가 이미 반영됐다는 점에서 23일 소폭 반등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포인트(0.1% 미만) 하락한 4만1859.09에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는 2.6포인트(0.04%) 내린 5842.01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53.09포인트(0.28%) 오른 1만8925.74를 기록했다. 3대 지수 모두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재정적자 확대 우려와 고금리 부담에 장 후반 상승폭을 반납했고, 결국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미 하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공약인 감세안을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2025년 만료 예정인 개인 세금 감면을 영구화하고, 팁과 초과 근무수당에 대한 세금 면제, 메디케어 예산 삭감, 국방·국경 예산 확대,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보조금과 세액 공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이후 상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재정 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해당 법안이 향후 10년간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3조8000억달러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 부담 확대 우려는 국채시장에도 반영됐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63%까지 상승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해 4.54%를 기록하고 있다. 감세안 발표 전 채권시장에 숏 포지션이 많았던 점, 이번 감세가 고소득층 자산효과에 국한돼 소비 진작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0년물 금리도 5.0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고금리 구간을 유지하고 있다.
감세안 통과 소식 이후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개별 종목 장세를 보였다. 양자컴퓨팅 관련 테마가 급등한 반면, 세제 혜택 축소 우려로 태양광·전기차 관련주는 부진했다. 암호화폐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포착됐다. 달러화는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장 마감 무렵 상승 폭이 축소됐다.
주요 경제지표로는 5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3으로 전월보다 개선됐고, 서비스업 PMI도 52.3으로 상승하며 예상을 상회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000건 줄어든 22만7000건을 기록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전날 하락 마감하며 우려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어 오늘 반등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추가 동력이 부재해 관망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당분간 환율, 금리 흐름을 지켜보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