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23일 국내 증시는 미국발 정치 노이즈 완화에 힘입어 전날 하락분 만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 금융시장 불안을 반영하며 전 거래일 대비 31.91포인트(1.22%) 내린 2,593.6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6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9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이 현선물 합계 1조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 분위기 속에서 환율 하락 수혜주인 항공주 정도만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 장 시작 전 인적분할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1.82%)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0.36%)은 장 초반의 급등분을 모두 반납하고 약세로 마쳤다.
간밤 뉴욕 증시 3대 주요 지수는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안이 의회 하원을 통과한 것이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지면서 전날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이 됐던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5포인트(0.00%)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4% 약보합, 나스닥종합지수는 0.28% 강보합으로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추진된 감세안은 개인 소득세율과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세액공제 확대 등의 기한 연장을 담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연방 재정적자는 향후 10년간 3조8천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서 연방 재정적자를 우려한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시장의 불안을 자극했으나, 감세안 우려를 선반영한 시장은 하원 통과 이후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며 장중 주요 지수가 상승했다.
4.6%대를 넘었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과매도 인식 속에 4.53% 수준으로 내려왔다.
크리스토퍼 윌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관세가 10%로 확정된다면 하반기는 금리를 인하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매그니피센트7' 중에서는 애플만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는 장 막판 불확실성을 감안한 차익 실현으로 추정되는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등 투자심리가 여전히 불안함을 보여주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최근의 업종별 순환매 장세로 복귀하면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발 정치노이즈 완화, 나스닥 반등 성공 등에 힘입어 전날 주가 하락분을 되돌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감세안에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는 점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아온 한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에 부정적이다.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급락했다.
아이온큐 최고경영자(CEO)의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발언에 아이온큐가 36%, 리게티컴퓨팅 26%, 디웨이브컴퓨팅 24% 등 양자컴퓨터 관련주가 급등한 것에도 주목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