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21일 국내 증시는 차익 실현 매물에 하락한 뉴욕증시를 따라 숨고르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5' 발언에 따라선 국내 반도체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무디스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하며 오른 뉴욕증시 영향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2포인트(0.06%) 내린 2,601.80으로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1.80포인트(0.25%) 오른 715.55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140억원 순매도하며 이틀 연속 '팔자'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14일 만에 동반 하락하며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 의회 예산안 협상 불확실성과 금리 상승 등이 그간의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을 제공했다.

기술주 중 엔비디아(-0.88%), AMD(-1.07%) 등이 내리고, 브로드컴(0.46%) 등은 오르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0.14%)는 소폭 하락했다. 테슬라(0.51%)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5년간 수장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소폭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이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춘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뒤흔들 수 있는 지속적 인플레이션 압력 앞에서 가격 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대중에게 확신을 줘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6bp(1bp=0.01%포인트) 오른 4.488%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국내 증시도 제한적인 움직임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내 증시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ETF는 0.66%, MSCI 신흥지수 ETF는 0.12%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 정치 노이즈, 금리 상승 경계심리 등에 지수 방향성이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날 국내 장 마감 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0)가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깜짝 방문해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를 잘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SK하이닉스와 관련 밸류체인 종목을 비롯한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에 HBM4 샘플을 공급하고 올해 하반기 양산을 앞둔 상태인데, 전날 황 CEO의 발언은 사실상 무난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최종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컴퓨텍스 개막 둘째 날인 이날에는 황 CEO가 미디어 간담회를 가질 예정인데, 삼성전자의 HBM3E(5세대) 공급 여부와 미국발 관세정책 영향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가 삼성전자에 대한 HBM3E 공급을 시사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 수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품목별·개별국가 상호 관세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한미 정부 간 실무 통상 협의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사흘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장중 들려오는 소식도 주시해야 한다.

이날 한국 5월 1~20일 수출입 지표도 공개돼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