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미국발 관세 우려가 한고비를 넘긴 가운데 28일 국내 증시는 1분기 실적을 본격 반영하면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말 코스피는 한미 관세 협상 분위기를 타고 0.95% 올라 2,546.3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540선 위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약 한 달 만이었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1거래일 만에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분위기를 이끌었고, 특히 조선업 분야에서 한미 협력 기대감이 반영되며 HD현대중공업(7.18%), 한화오션(11.12%) 등 조선업종이 크게 올랐다.
한미 양국이 통상협의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폐지를 목표로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주간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2.53%, 코스닥 지수는 1.66% 상승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중 관세 협상 관세 우려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 속에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0.74% 올랐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26% 상승하며 나흘 연속 동반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데 주목했다.
다만 협상 진행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설명이 엇갈리며 곳곳에 의구심이 잔존한 탓에 장중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테슬라(9.80%), 엔비디아(4.30%), 마이크론(3.05%) 등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여타 종목은 대부분 하락하며 차별화됐다.
국내 증시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증시 ETF는 0.25%, MSCI 신흥지수 ETF는 0.18% 하락했으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3%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관세 우려 진정과 1분기 실적 개선 기대를 발판으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관세와 관련해서는 과도한 낙관과 비관 모두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번 주 시장 대응에서는 실적 시즌과 경제 지표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적 지표상 중립 정도까지 회복된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조선업종의 실적 발표에 이어 이번 주는 방산업종 내 종목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으며, 이날은 한화오션과 두산밥캣, HD현대건설기계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간 발표된 주요 기업들이 대체로 선방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지난주 호실적을 기록한 조선주에 이어 이번 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 또 다른 주도주인 방산주의 실적이 발표돼 수급 로테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정책 모멘텀도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오후에는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해 'AI(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를 연다.
그러나 최근 증시 회복세가 빠른 데다 1분기 경제 역성장 등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상방이 제한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일 이동평균선인 2,600선 전후는 추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단기 등락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 가격대부터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