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이번주 한미 무역 협상과 주요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21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주 말 코스피는 뉴욕증시 휴장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미국의 관세 협상 진전 기대감 등에 0.53% 올라 2,483.42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중국의 조선·해운산업 견제를 위해 미국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현대글로비스(5.44%), 팬오션(1.68%) 등 해운주가 상승했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가 '성금요일'로 휴장한 사이 백악관은 파월 의장의 해임 문제에 대해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간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가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의문시되는 환경으로 이동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퇴진 압박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한미 관세 협상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주목받는 미일 간 첫 관세 협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무역적자를 제로(0)로 하고 싶다"고 말하고 농산물과 자동차 교역 및 안보 관련 문제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24∼25일 예정된 한미 무역 협상에서도 무역 이슈와 비무역 이슈가 전반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협상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의도와 달리 트럼프가 직접 참여해 주일 미군 주둔 비용 등 비무역 이슈도 논의 주제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에 빅 딜이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에서 무역 협상 외에도 조선, LNG(액화천연가스), 방위비, 중국 견제 등 주제들이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우려로 최근 글로벌 증시의 낙폭이 컸던 상황에서 관세 우려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추가 하락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트럼프와 주요국 간의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 관세 정책 압박 강도의 최정점을 확인해 더 나빠질 게 없다"며 "악재는 시장에 선반영됐고 그 무게감과 영향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호재의 무게감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1분기 주요 기업 실적에 시장의 시선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M7) 7종목 중 테슬라와 알파벳의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며 국내 다수 기업의 실적도 공개된다.
구체적으로 이날에는 우리금융지주, 한미반도체의 실적이 발표되며 뒤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23일), SK하이닉스·현대차(24일), 기아·신한지주(25일) 등의 실적 공개가 이어진다.
현재 시장에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 않으나, 컨퍼런스콜에서의 업황 전망 및 이후 실적 추정치가 관세로 인해 얼마나 보수적으로 변할지 주시해야 한다.
이날 국내 증시는 향후 한미 관세 협상 흐름과 실적 발표를 소화하며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매크로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관세가 주식시장에 초래한 직접적인 부작용은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이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실적 시즌이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경민 연구원도 "이번주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1분기 실적만 잘 받혀준다면 강한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