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14일로 다가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회의 결과와 주식 양도세 개편의 변수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AI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8일 전주 종가(2505.01)보다 12.84포인트(0.67%) 오른 2517.85포인트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3.13포인트(0.37%) 오른 830.37포인트에 장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개인이 홀로 6600억 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13억, 4375억 원씩 사들였다. 코스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67억 원, 2015억 원을 사들인 가운데 개인이 홀로 3417억 원을 팔아치웠다.
시장은 오는 14일 열리는 FOMC에 주목하고 있다. 쟁점은 연준의 경기 판단과 2024년도 금리인하 횟수에 대한 점도표 수정 여부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2024년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25bp 인하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반면 9월 FOMC 점도표는 25bp 금리인하를 전망해 연준과 금융시장 전망 간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
김영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 둔화로 인해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연준의 중도적 스탠스는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연준의 입장은 '자신들의 의사결정이 데이터에 입각해(Data Dependent) 이뤄지고 있으며, 어느 방향이든 간에 연준의 조치가 필요해지면 움직일것' 이라는 것"이라며 "이러한 스탠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동시에 연말 기관들의 북클로징(회계 장부 마감)과 대주주 양도세 이슈는 여전히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정부가 검토하는 대안 중 유력한 내용은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 원(또는 지분 1~4%)에서 30억 원으로 상향하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 개인의 대주주 양도세 회피성 물량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경계 심리가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피가 2500선에서 등락을 보이며 FOMC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2430~2560선을 제시했다.
이번 주 추천 종목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터넷 및 IT솔루션, 엔터 종목 등이 거론됐다. 이혁진 삼성증권(016360)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주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AMD의 MI300x 등 AI 신제품 공개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국내에서도 관련 수혜주들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