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19일 국내 증시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미국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소화하면서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에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1.12% 오른 2,484.43에 장을 마쳤는데, 외국인이 7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외국인 증시 순매수와 당국 개입 경계감에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3.4원 내린 1,435.5원을 나타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시사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58% 내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2.95%, 3.56% 급락했다.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횟수는 2회로, 9월 점도표에서 예상됐던 4회의 절반으로 축소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다시 높아짐에 따라 금리 전망 중간값도 다소 높아졌다"며 "인플레이션이 더 강해지면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늦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1.8bp(1bp=0.01%포인트) 급등해 4.518%로 나타났다.
동시에 미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내년 회계연도 2분기(12월~내년 2월) 실적 전망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시간 외 거래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13% 이상 급락했다.
국내 증시도 이에 하락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마이크론의 실적 부진 전망에 국내 반도체주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결과뿐만 아니라 마이크론의 부진한 가이던스로 인해 시간 외 주가가 10%대 폭락하면서 오늘 국내 증시도 하방 압력 노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예정된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경계감에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금리 인상의 우려도 잔존하는 상태다.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엔화 강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경우 지난 8월 '블랙먼데이'를 촉발한 엔-캐리 트레이드(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가치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BOJ의 금리 인상 여부, BOJ 총재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금리 인상을 단행하거나 BOJ 총재의 매파적 입장이 나올 경우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8월 '블랙먼데이'와 같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효주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과 다르게 12월에 금리 인상이 단행돼도 엔화에 대한 투기 자금의 명확한 포지션이 구축되지 않아 8월의 대규모 청산이 재현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8월 블랙먼데이 당시 5개월 연속 10만 계약이 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엔화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형성돼 있던 반면 현재는 2만6천 계약으로 명확하게 엔화 방향성을 전망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동성 국면이 발생해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