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간밤 뉴욕증시가 부진했던 가운데 28일 국내 증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주시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등락을 거듭하다 장 후반 낙폭이 커지며 전장보다 17.30포인트(0.69%) 내린 2,503.0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15포인트(0.17%) 내린 692.00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법을 강하게 비판하자 반도체 업종이 일제히 내린 영향이 컸다.
아직 보조금을 받지 못한 삼성전자는 3.43% 내린 5만6천300원에 장을 마치며 자사주 매입·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펀드 집행에 따른 상승분을 반납했다. SK하이닉스는 4.97% 하락해 지난 9월 25일(16만5천300원) 이후 두 달 만에 최저가로 떨어졌다.
이날도 코스피는 간밤 뉴욕증시의 약세 영향에 하방 압력을 받으며 2,500선의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8.25포인트(0.31%) 내린 44,722.06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89포인트(0.38%) 하락한 5,998.74, 나스닥종합지수는 115.10포인트(0.60%) 떨어진 19,060.48을 기록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51% 내리며 이틀째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1.15% 떨어진 135.34달러로 장을 마치며 지난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이후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종목의 약세로 국내 반도체 주가가 한 차례 더 곤혹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다만 전날 선반영된 부분도 있고, 최근 증시 전반에 걸친 맷집이 비교적 좋아졌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공산도 있다.
시장에서는 1,400원대를 넘나드는 높은 원/달러 환율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3.25%)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수출 둔화·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3.25→3.0%)할 수 있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금통위가 시장의 다수 의견을 깨고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이를 시장이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의 발판이 돼 코스피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국내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신호로 읽히며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한은이 제시할 올해와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큰 이유다.
한은은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2.3%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 2.1%보다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1%대로 제시될 경우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도 한층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