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시장금리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현재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금리 차)는 높지만, 연준이나 시장이 바라보는 미래 기준금리 전망치와의 스프레드는 축소되고 있다”면서 “금리 고점 도달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채권 금리의 상단은 막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3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00~5.25%로 25bp 인상했다. 지난 2007년 8월 이후 거의 16년 만의 최고치다.
권 연구원은 “여전히 견고한 일부 주요 경제지표들을 고려할 때 이번 연준의 25bp 인상은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확실하게 물가가 잡혔다는 신호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섣부른 동결은 시장 내 교란을 줄 수 있었고 연준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무너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번 회의 이전에 물가나 고용과 같은 주요 경제지표의 둔화세가 조금 더 확인되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2% 확인이 되지 않은 한 연준은 인상을 단행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권 연구원은 “시장 역시 25bp 인상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인상할 여력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힘들 것이라 주장했다. 3월 FOMC 회의와 대비해서 연준의 긴축 스탠스는 확실히 완화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의 파월은 여전히 물가 안정의지를 드러냈지만 연준은 이 회의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사이에서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먼저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율의 2% 도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자리도 여전히 견고한 만큼, 노동시장의 둔화 조짐이 크게 보이지 않음을 언급했다. 다만, 연준의 FOMC성명서를 보면 3월 성명서에서 쓰였던 주요 문구가 삭제됐다. 권 연구원은 “이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언급을 했든지, 3월 대비 긴축 부담이 완화됐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명서에서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미국 은행 시스템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권 연구원은 “이는 은행 시스템의 견고함에 대한 완벽한 확신을 가졌다기보다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견고한 물가 및 고용 지표의 흐름만을 놓고 보면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희박해진다”면서도 “이는 추가적인 크레딧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라고 내다봤다.
미국채 금리는 고점 대비해서는 많이 하락했지만, 그렇게 빠르게 하락한 만큼 최근 박스권에 갇힌 채 등락을 반복하면서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경제 주체들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권 연구원은 “당국의 은행시스템 구제 의지가 확인되고 있지만, 최근 부각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이슈나 다시 증가한 연준 계정의 은행기간대출플그램(BTFP) 등을 주시해야 한다”며 “크레딧 불안감을 반영하면서 미국채 금리는 하락 추세를 계속해서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