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미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두고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선에 무게를 둔 전문가는 변동성이 커져 코스피지수가 265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전과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는 코스피지수가 2900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 후보 교체 효과로 지난주 급락한 반도체, 정보기술(IT) 관련주가 반등할 것으로 봤다.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재선에 도전하려 했지만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이 국가와 당을 위한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대선을 107일 앞두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 것.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로 새로운 후보가 부상할 순 있지만, 정황상 민주당이 트럼프의 승기를 꺾긴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은 트럼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수익률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코스피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에 있어 하단을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은 미국 대선 직전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 현재 코스피지수(2795.46)는 시장가치와 장부가치가 같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데, 여기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배인 265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른 결의 전망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로 대선 국면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이번 대선은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기울어 가던 '판'을 바꿀 기회"라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운 후보가 부상하며 당분간 대중의 관심은 민주당 후보에 집중될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다면 승산이 있는 대결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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