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아모레퍼시픽(090430) 주가가 한달새 2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투자자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으면서다. 증권가에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모멘텀이 돋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큰 적자를 안겨줬던 '중국 리스크'는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판단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달 들어 28.41% 상승했다. 지난달 말 12만원선이었던 주가는 15만원선을 돌파했다. 전날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장중 4% 가까이 오르며 15만66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이달 코스피가 2% 떨어진 걸 감안하면 아모레퍼시픽의 선방이 두드러진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주체는 기관 투자자다. 기관은 이달 들어 아모레퍼시픽 1450억원을 사들였다. 기아(2208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샀다. 기관 투자자 중에서도 연기금이 주로 아모레퍼시픽을 담았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73억원, 190억원을 팔았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기관 투자자의 '사자'를 부추기고 있단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시장 부진으로 인해 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실적 모멘텀 기대가 커졌다.
전날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약 1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9115억원으로 0.2% 감소했다. 순이익은 801억원으로 11%가량 줄었다. 중화권 매출이 부진했으나 미주와 유럽 등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도 중국법인의 영업적자는 이어지겠지만, 이는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며 "시장의 우려보다는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구매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며,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사업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시장의 기대를 하회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비중국향 매출은 약 63%로 추산되는데 코스알엑스 편입 이후 해당 비중은 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완만한 매출 성장과 함께 흑자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고, 유럽·북미는 하반기 채널 확장과 미국 라네즈 매출 다각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