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주 '널뛰기 장세' 속에서도 반등에 성공한 국내 증시가 29일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주 말(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7.71포인트(1.05%) 오른 2,656.3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일주일 내내 하루는 오르고, 그다음 날은 내리며 큰 변동성을 보여줬지만 주간으로 보면 2,590대에서 2,650대로 2.5%가량 오르며 5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호실적을 발표하고 주가도 상승하면서, 이달 들어 지수 하락을 야기했던 반도체, 인공지능(AI) 업황 우려는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2% 올랐고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2.03%나 뛰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호실적에다 사상 처음으로 배당 계획을 발표하고 7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면서 10%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6.18%), 아마존(3.43%), 마이크로소프트(1.82%) 등 대형 기술주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날 1분기 PCE 가격지수가 공개돼 이미 한 차례 충격을 준 데다, 내용도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0.5∼0.8% 상승 출발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의 빅테크 중심의 상승 랠리 훈풍으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에 대한 반발 매수 기대감 역시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도 애플, 아마존, AMD, 퀄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실적, 삼성SDI, 에코프로, NAVE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대기 중이다.
또 오는 5월 2일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밸류업 2차 세미나가 예정돼 있어 이에 대한 기대 심리도 증시에 반영될 전망이다.
3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금융 업종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지난 일주일간 11% 가까이 올랐다. KB금융은 실적 호조에 주주환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데 힘입어 20% 급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흔들림 없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방향성 투자가 유효하다"면서도 "관건은 시장의 기대와 현실 간의 간극으로, 높은 기대치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단기 급등 이후 과열·매물 소화 국면 진입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상승으로 방향을 완전히 잡은 것은 아닌 만큼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자산에 대한 위험선호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심리와 관련된 지표들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미국 증시에서 테크 중심의 경계심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국내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 수급도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메타, 인텔, IBM 등이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찝찝함을 남겼다"며 "이번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 재무부의 2분기 리펀딩 계획 발표, 미국 4월 고용보고서 발표 등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대형 이벤트들을 소화하면서 증시가 다시 뻗어나갈 수 있을지 아닐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