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25일 국내 증시는 전날 급반등의 여세를 몰아 2,700선 탈환을 시도하겠으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73포인트(2.01%) 오른 2,675.75를 기록하는 등 금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지만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업황 전망이 개선되면서 반도체주가 상승한 덕분이다.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차전지주도 오랜만에 반등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 11일(2,706.96) 이후 보름 가까이 회복하지 못했던 코스피 2,700선이 멀지 않지만 간밤 미국과 글로벌 증시 상황은 지수 하방 압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간밤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1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2%, 0.10% 상승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주요 기술기업들이 실적 발표에서 일부 부진한 부분이 주목받으면서 나스닥 지수 상승세가 제한된 결과다.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 테슬라의 급등(12%)과 함께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장중 기술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메타플랫폼은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으나 실적 가이던스에 실망이 커지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12% 이상 급락했다. 엔비디아도 이스라엘 스타트업 '런 AI' 인수를 발표했으나 3.3% 하락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의 10년물 장기금리가 평균 5~10bp(1bp=0.01%포인트) 상승하며 증시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4.0bp 오른 4.646%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인덱스도 0.15% 상승한 105.832를 나타냈다.
반면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5.6% 상승했고, 온세미컨덕터(6.2%), 마이크로칩테크(5.2%), 아날로그디바이스(3.5%) 등 반도체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06% 올랐다.
국내 증시는 이날 테슬라 급등 효과로 이차전지가 계속해서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반도체주들의 강세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의 동반 상승세를 이끌 수 있다.
그러나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채권, 외환 시장의 이상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급등세도 이날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유럽 주요국들의 장기물 금리가 상승한 점은 오늘 국내 증시의 하방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어제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 출회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날 코스피가 0.2~0.4%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