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아침에 눈뜨면 지난 밤 엔비디아 주가 먼저 확인해요. 눈뜨기가 무서운 요즘입니다."
최근 엔디비아발(發) 급락세에 SK하이닉스(000660)가 출렁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기관 투자자가 함께 '사자'에 나서주면서 하방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 주가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0.98%) 하락한 17만 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장중 3.64% 떨어지면서 16만 7000원 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19만 1400원까지 오르면서 '20만 닉스'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9일과 22일 이틀 연속 16만 원선까지 하락하면서 '17만닉스'마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장중 7% 급락하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사자'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 내리 SK하이닉스를 사들이며, 총 459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도 개인과 함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은 같은 기간 1774억 원을 샀다.
반면 외국인은 6761억 원을 팔았다. 외국인의 '팔자'세에는 최근의 달러 강세에 더해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140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강달러 시기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중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 역시 '매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또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10% 급락하면서 투심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주말 엔비디아 주가 하락폭은 지난해 8월 이후 최대로,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하회했다.
엔비디아 주가 급락 배경은 중동 지정학적 우려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상태에서 SMCI, TSMC, ASML 등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우려가 매도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TSMC CEO는 B2C용 가전 제품과 전통적 일반 서버의 수요는 주춤하지만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강하다고 언급했고, ASML CEO도 올 하반기 수요가 상반기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5일 예정된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을 통해 실적 정상화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스페셜티 D램 매출비중 확대와 고용량 스토리지 낸드 수요개선, AI 반도체의 강력한 수요 증가 등으로 향후 탄력적 실적개선이 기대돼 향후 하락위험보다 상승여력에 초점을 둘 때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