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관세 정책 본격 발효에 대비해 2~3개월 물량의 재고를 비축하며 경기가 인위적으로 부양되고 있지만 이 같은 재고 축적 효과가 사라지면 올 여름께 경제 활동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일(현지시간)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재고를 비축하고 있고 이 같은 갑작스러운 구매 열풍은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 활동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종류의 선제적 구매는 (소비자보다) 기업 측에서 훨씬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며 "불확실성이 커 기업들이 60일, 90일 동안 버틸 수 있는 재고를 선제적으로 비축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굴즈비 총재는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 기업들이 수입 부품을 대량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일 수입차 관세 발효에 이어 다음 달 3일 차 부품 관세 발효를 앞두고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차 부품을 수입, 재고를 축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들은 미국이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고가 소비재 상당수를 수입하고 있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모든 교역국에 기본관세 10%만 적용하고 국가별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는 상호관세 125%와 펜타닐 관세 20%를 합쳐 총 145%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스마트폰·PC 등 일부 전자제품에는 상호관세 적용을 면제했지만 다른 제품의 경우 중국에서 들여 올 경우 1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굴즈비 총재는 "90일 이후 관세 재검토 시 그 규모가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다"며 일시적인 경제 활동 상승세가 이어지다가 여름에는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음료수 용기업체 드래곤 글래스웨어는 6월까지 버틸 수 있는 재고를 확보했다. 드래곤 글래스웨어의 맷 롤런스 최고경영자(CEO)는 "145%의 대중 관세를 납부하면 소비자 가격을 최소 50% 인상해야 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시적으로 제품을 중국에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