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칩 대중 수출 규제 조치와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경고 발언이 투자심리를 급격하게 악화시켰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9.57포인트(1.73%) 내린 3만9669.39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0.93포인트(2.24%) 떨어진 5275.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16.01포인트(3.07%) 밀린 1만6307.16에 각각 마감했다.
전날 엔비디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문건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저사양 AI 반도체 'H20'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미 상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약 55억달러(약 7조8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AI 전용 칩 대중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칩을 공급받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한 단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6.87% 급락한 104.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파월 의장의 발언도 지수를 끌어내리는 원인이 됐다. 이날 파월 의장은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엔비디아 외에도 애플 3.89%, 마이크로소프트(MS) 3.66%, 알파벳 2.00%, 아마존 2.93%, 메타 3.68%, 테슬라 4.94%씩 떨어졌다.
애플은 이날 하락으로 시가총액도 2조9180억달러로 집계돼 시총 3조달러가 다시 붕괴됐다.
지난주 시총 3조달러가 무너졌던 애플은 지난 14일 트럼프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20종에 대해 일시적 관세 유예를 선언한 후 다시 회복하는 듯 했으나 이틀 만에 다시 3조달러가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