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달러 강세에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1450원 선을 뚫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인하했지만 내년 추가 인하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적 리스크에 불안한 심리에 달러 강세 압력이 더해지면서 환율 단기 급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51.9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9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35.5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18.3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439.1원이다. 전날 정규장 종가보다 3.2원 올랐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25bp(1bp=0.01%포인트) 내리면서 세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이어갔지만, 내년 금리인하 폭은 기존 100bp에서 50bp 수준으로 대폭 줄여 잡았다.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다.
고용과 소비 등 경제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정체되 상황을 감안해 금리 인하 경로를 수정한 것이다. 특히 연준 일부 내부에서는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고율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것이 확실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제부터는 새로운 국면이고 추가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은 FOMC 결과에 따른 달러 강세와 역외 롱플레이(달러 매수)에 힘입어 상승할 전망이다.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주요국 통화 가치가 급락한데다, 내년 통화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안전자산인 달러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위험 선호 분위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가 커스터디(수탁 거래) 매수세를 자극하면서 환율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5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다만, 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와 수출 네고(달러 매도)가 상승폭을 제한하며 이날 환율은 1450원 중반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단호하게 미세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환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오후 6시34분 현재 108.202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106대였으나 FOMC 결과를 반영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