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 레인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뜨거운 1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유럽 금리 인하로 인해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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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투표 참여 촉구하고 있다. | |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6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31.9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2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430.5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431.9원)보다는 1.4원 내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계절 비조정) 3% 상승했다. 2023년 2월의 4.7% 상승 이후 가장 가파른 수준의 연간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해 시장 예상치였던 0.2% 상승을 웃돌았다.
도매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를 흐트러트릴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단 시장은 다음주 연준이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 금리 인하폭은 두차례로 대폭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25bp 인하 가능성을 96.7%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이 3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간밤 ECB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예금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기준금리를 연 3.40%에서 3.15%로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ECB는 경기 회복세는 다소 더딜 것이라며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7%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 성장 모멘텀이 꺾였다는 진단도 함께 내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도 50bp 금리인하 논의가 있었으나, 25bp 인하에 전반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연준 금리(4.50∼4.75%)와 ECB 예금금리 격차는 1.50∼1.75%포인트로 벌어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1.0471달러로 하락하며, 달러 대비 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미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로화 약세로 인해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오후 6시 23분 기준 106.97을 기록하고 있다. 107을 상회하기도 하며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2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와 더불어 다음날 열릴 윤 대통령 탄핵 2차 표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달러 선호도를 높이며 환율 상승 속도를 가파르게 할 수 있어 예의주시 해야 한다. 다만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와 수출업체 고점매도 등으로 인해 환율 상단이 제한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