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원·달러 환율은 6일 달러 약세 압력에 1410원대 초반에서 움직이면서 제한적인 범위에서 하락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계엄 사태 촉발한 정국 불안은 이어지고 있으나 글로벌 달러 약세와 미국 11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관망세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14.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15.1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6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417.3원이다. 전날 오후 정규장 마감가보다 2.2원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은 이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과 글로벌 달러 약세가 작용하는 가운데 1410원대 초반에서 아래쪽 방향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국 통화대비 미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1월 고용 지표 대기 모드로 전환한 사이 유로, 엔 등이 강세를 보이며 강달러 부담을 낮추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역외 롱스탑(매도 청산), 수출 업체 고점 매도, 당국 미세조정 등 말로 매도세가 나오면서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분석됐다.
비상계엄은 단시간에 해제됐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한 양상을 보이면서 정국 불안은 커지는 모양새다.
야권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과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으며, 오는 7일 국회에서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충격과 부정적인 인식이 큰 만큼 야당의 탄핵 드라이브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세우면서 탄핵소추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같은 혼란 상황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 계획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시도 이후 오스틴 장관이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스틴 국방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간 밤 뉴욕증시는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전날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피로감으로 ‘숨고르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밤 발표되는 11월 고용보고서를 대기하며 투자자들은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11월 비농업일자리가 전달 대비 21만 4000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0월 비농업일자리가 보잉사 파업과 허리케인 여파로 1만 2000명 증가에 그친 데 따른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보고서는 이달 17~18일 개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주요 지표다.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달 추가로 25bp(1bp= 0.01%포인트)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다만, 현재 금리 수준에서도 고용과 소비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고 있고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