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혼조로 마감했다. 실적 기대감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두 큰 변수가 뒤엉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9.53포인트(0.32%) 오른 4만3408.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13포인트(0.00%) 오른 5017.11, 나스닥종합지수는 21.33포인트(0.11%) 내린 1만8966.14에 장을 마쳤다.
여러 재료가 뒤섞이면서 주요 지수가 급등락했다. 뉴욕증시는 개장 직후 급락했다. 타겟 실적과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기대로 급격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혼조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 유통업체 타겟(-21.41%)이 실적 발표 후 급락하자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점도 부담"이라며 "위험회피 현상을 이유로 그동안 상승을 견인했던 반도체 업종이 부진하며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미국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도 부담"이라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장 마감 직전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 등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다우는 상승 전환하는 등 낙폭을 축소하며 결국 혼조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로 영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확전 공포가 커지면서 투매 움직임이 나타났다. 러시아가 키이우를 대대적으로 공습할 것이라는 소식도 불안감을 자극했다. 키이우 주재 주요 대사관들은 대규모 공습경보에 관저를 폐쇄하고 대피에 나섰다.
다만 장 마감 후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주가지수 선물은 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실적 전망치가 실망스럽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0월 27일로 끝난 2025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350억82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로는 94% 급증했고 금융정보업체 LSEG가 조사한 시장 전망치 331억6000만달러도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375억달러±2%'로 제시했는데 시장은 투매로 실망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가이던스의 하단(367억5000만달러)은 예상치 370억8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 넘게 하락하고 있다. 한때 낙폭은 5%까지 벌어졌다.
오펜하이머의 사만다 수빈 전략가는 "엔비디아 매출은 최근 정체된 트럼프 랠리에 기념비적인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위험 요소도 크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외에 미국 대형 소매업체 타겟이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주가가 21% 폭락한 점도 주목됐다. 타겟은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시장 예상치에 실적이 미달했다.
장 초반 투매 흐름 속에 모두 하락했던 거대 기술기업 7곳(M7) 중 메타와 애플은 상승 전환했지만 오름폭은 크지 않았다.
알파벳은 법무부가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의 매각을 명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며 1% 넘게 떨어졌다.
엔비디아 실적을 앞두고 기술주가 경계 대상이 된 가운데 제약주는 강세를 보였다. 일라이릴리는 3%,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4% 넘게 올랐다.
미국 가정용품 제조업체 윌리엄스-소노마는 호실적에 주가가 27%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