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금 값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금 채굴 기업 뉴몬트 주가가 하루 만에 15% 가까이 급락하며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중국 등 일부 국가 중앙은행과 개인 투자자들의 금 매수세에 더해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덕에 금 수요가 늘었지만 정작 채굴기업은 비용이 늘어난 탓에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결과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뉴몬트 주가는 전날 보다 14.70% 떨어져 1주당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회사가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한 후 매도세가 몰렸고 시간 외 거래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1% 이상 더 하락했다.

경영진이 공개한 3분기 주요 실적을 보면 매출은 46억1000만달러이고 주당 순이익(EPS)은 0.81달러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기대치 평균(매출 46억7000만 달러, EPS 0.86달러)을 밑도는 수치다.

올해 들어 금 값이 30% 가량 뛰면서 1트로이온스 당 27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뉴몬트는 배릭골드와 애그니코이글마인스 등 다른 금속 채굴 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금 채굴 기업 수익은 통상 금 시세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 값이 오르면 채굴 기업 매수세가 따라붙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실적 발표 전날까지만 해도 뉴몬트 주가는 올해 1월 이후 약 41%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것과 관련해 톰 팔머 뉴몬트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에 우리가 210만 트로이온스규모의 금을 생산했고, 호주·캐나다·페루·파퓨아뉴기니 등 사업장 포트폴리오를 통틀어 잉여 현금 흐름 7억6000만달러를 창출했다”면서도 “자본 지출이 작년 3분기(6억400만 달러)보다 대폭 늘어난 8억77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전반적으로 인건비와 운영비용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4분기 생산량은 180만온스로 예상되며 연간 생산량 목표치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 발표 이후 캐나다계 투자사인 RBC 는 ‘시장 수익률 하회’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뉴몬트에 대한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54달러에서 53달러로 낮췄다. 업계에서는 뉴몬트 뿐 아니라 배릭골드 등 대형 업체들이 최근 몇 년 새 경쟁적으로 소형 기업들을 인수해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다만 투자사 캐너코드 제너티의 캐리 맥러리 연구원은 “금값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면서 금 채굴업체에 대한 월가 기대치도 너무 높아진 것은 맞다”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도 감안할 필요가 있으며 3분기 뉴몬트 주주에게 귀속된 순수익이 9억2200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3분기 대비 약 6배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매도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신중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