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제성장률 호조에도 비관론 확산
"물가 지표 호조에도 시장 반응 지연 가능성"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가시화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경기 비관론이 장기간 지속되는 '바이브세션'도 끝을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마이클 피어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임박하면서 미국인들의 미래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장기간 지속되는 이른바 '바이브세션'이 끝나가고, 미국 경제의 실제 지위와 소비자들의 심리도 더욱 일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브렛 하우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도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실물 경기가 위치한 곳까지 따라잡고 있는 것 같다"며 "양 지표가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미국에선 실제 경제 상황과 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괴리되는 '바이브세션'(vibecession) 현상이 확인돼 왔다. 전자결제업체 어펌이 지난 6월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는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전기 대비 연율)이 1분기 1.4%, 2분기 3%를 기록했음에도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탓에 체감상 이미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여긴 것이다.
피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주체들의 기분·체감 변화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2%대로 지속해서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늦게 반응하거나, 지금처럼 Fed가 금리 인하를 예고해 시장에 낙관론이 팽배해진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시장에선 미국의 각종 물가 지표 호조 덕분에 Fed가 마음 놓고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5% 상승해 목표치인 2%대 안착이 확인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내놓은 8월 소비자기대조사(SCE) 결과에서도 1년 후와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각각 3%, 2.8%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11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크게 비껴가지만 않는다면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는 확실시 된다.
하우스 교수는 "고전적인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시나리오가 완성됐다"며 "미국이 미래 어느 시점에 경기 불황에 빠질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론자들이 결국 옳다고 볼 수 있지만, 수년이 흘러야 거머쥐는 승리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