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2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은 2%대로 둔화해 '골딜록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다. 일각에서 경기 침체를 우려해 7월 조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1분기 성장률(1.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2.1%)를 훌쩍 넘어섰다.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계지출이 전기 대비 2.3% 증가해 1분기 성장률(1.5%) 대비 크게 회복됐다. 상품·서비스 지출 모두 늘어났다. 상무부는 "민간 재고 투자 증가, 소비 지출 확대에 힘입어 2분기 GDP 성장률이 상승했다"며 "다만 주택 고정 투자가 둔화하면서 (성장률이) 부분적으로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조짐을 보이면서 누적된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업률은 꾸준히 상승해 6월 기준 4.1%로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GDP 증가율이 예상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경제가 여전히 확장세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 1분기 3.7%에서 2분기 2.9%로 둔화했다.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물가와 고용은 서서히 냉각된 것으로 나타나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분기 예상보다 견조한 GDP와 인플레이션 둔화로 미 경제가 골딜록스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면서 오는 9월 금리 인하 전망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전날 매파(통화긴축 선호) 일색이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7월 피벗(pivot·정책 전환)을 주장했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깜짝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100% 반영 중이다. 0.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10.5%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위트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률) 가속은 경기 확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Fed가 7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진정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GDP 성장률이 2.8%를 기록하면서 Fed가 다음 주 FOMC에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노동시장 여건 완화, 물가 상승률 둔화 조짐은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할 강력한 근거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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