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성과 보상 재승인 효과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수십조원대 성과 보상안 지급 재승인으로 올해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급여가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률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1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산하 시장조사업체인 ISS 코퍼레이트에 따르면 올 들어 S&P 500 상장기업 CEO의 급여 중앙값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근로자 평균 급여 인상률인 4.1%에 비춰 보면 상승률이 세 배다.
머스크 CEO에 대한 최근 수십조원대 보상안 지급 결정이 전체 CEO 급여여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앞서 지난 13일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 CEO에게 3억300만주, 약 560억달러(약 78조원)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지급키로 한 2018년 보상안 재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이 보상안은 2022년 지급이 완료됐지만 법원이 소액주주가 제기한 무효 소송에 손을 들어주면서 머스크 CEO가 이를 반납할 위기에 처했었다. 머스크 CEO는 7월 항소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보상안 재승인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머스크 CEO에 대한 보상안 재승인으로 기업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상과 이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 가속 논란 역시 재점화 되고 있다.
윌리엄 조지 전 엑손 이사회의 성과위원회 의장은 머스크 CEO에 대한 보상안 재승인과 관련해 "급여에는 한계가 없으며 원하는 만큼 벌 수 있다는 메시지를 경영진들에게 전달했다"며 "경영진의 급여는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이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분열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CEO에 대한 보상안을 기계적으로 승인하는 주요 기관 투자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 주요 기관 투자자인 블랙록과 뱅가드의 경우 지난해 투자한 기업의 96%, 91%에서 CEO 보상안을 승인했다. 다만 뱅가드는 2018년 당시 머스크 CEO에 대한 보상안에는 반대했다.
조지 전 의장은 "블랙록과 뱅가드처럼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상안에 대해 문제 삼지 않는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질 피시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 교수는 "경영진 급여에는 전염 효과가 있다"며 하나의 큰 급여 패키지가 또 하나의 급여 패키지를 창출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