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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애플이 자체 기기에 탑재될 인공지능(AI) 기능을 공개한 다음 날인 11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장보다 7.26% 오른 207.15달러에 마감했다. 마감 직전에는 207.16달러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에 AI 공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아 매수에 나서지 않았던 서학개미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종가와 장중 최고가 모두 애플의 역사상 최고 주가로, 200달러를 돌파한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176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19일의 저점(52주 신저가 164.07달러) 대비 5940억달러(약 819조7200억원)가 불어난 수준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현재 미국 기업 시총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3조2158억달러)와의 격차도 393억달러로 좁혔다.
애플은 전날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에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발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을 비롯해 애플의 모든 기기에 적용되는 AI 시스템으로,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 iOS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의 이런 발표 직후에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당일 주가가 1.9% 하락해 193.12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이날 월가에서는 애플의 AI 기능 탑재가 아이폰 등 기기의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랐다. 모건스탠리의 분석팀은 애플의 AI 기능이 "가장 차별화한 소비자 디지털 에이전트"로서 애플을 강력하게 자리매김하게 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새로 구매하게 만들어 "기기 교체 주기를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WWDC에서 우리가 집중했던 주요 세부 사항을 전달함에 따라 애플이 목표주가 216달러, 강세 케이스에서 270달러의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는 다년간의 제품 개편의 정점에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 역시 애플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새로운 기능이 "AI를 이용할 수 있는 '인텔리폰'(인텔리전스+아이폰)의 업그레이드 주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들도 이번 WWDC 행사가 애플의 AI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면서 "AI가 아이폰 슈퍼사이클을 시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우리의 확신을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벤 라이츠도 "당신이 AI를 원한다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구매한 아이폰들은 완전히 구식이 될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아이폰 매출이 최대 2년간 약 20% 성장할 수 있다는 슈퍼사이클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보고서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