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환율 반영해 8.3원 하락 출발 전망
이란·이스라엘 충돌 우려 속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축소
나스닥 2%대 급락…외국인, 국내 증시 순매도 가능성
달러인덱스 106선 초반에서 안 밀려
환율 상단에서 당국 구두개입성 발언 지속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2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370원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란·이스라엘 충돌 우려가 여전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강화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06선초반에 머물러 있다. 환율의 상승 압력이 높아질수록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또한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72.7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2.2원)보다 8.3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이 지난 주 16일 장중 1400원을 찍은 이후 외환당국에선 연속해서 구두개입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원화, 엔화 약세에 경계감을 표했다. 한일 양국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일 재무장관회의 공동선언문에 엔화, 원화 약세 우려를 표하는 문구가 삽입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주최의 대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 워싱턴 특파원 등과의 만남을 통해 “원화가 펀더멘털과 괴리돼 있고 시장 변동성이 있을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며 “중동 불안이 확산하지 않는 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4.7% 오른 반면 원화는 달러화 대비 지난 주 종가(1382.2원) 기준 6.8% 급락했다. 이에 따라 원화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이 개장가부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역외에서 손절성 롱스탑(달러 매도)이 나올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달러 강세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하다. 지난 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실시했지만 제한적 공격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여기에 비둘기(완화 선호)로 분류된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계속해서 꺾이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 인하 횟수가 1회에 그칠 것으로 보는 확률이 37.2%로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에 19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2.05% 급락했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달러인덱스는 106.1으로 106선 초반대를 횡보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은 이스라엘의 이란 재보복 소식이 전해진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3500억원 가까운 순매도세를 보였다. 지난 주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 이슈가 끝났지만 외국인들의 증시 순매도가 지속된다면 환율의 하방경직성은 강화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주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주이기 때문에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다.
25일에는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26일에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가 공개된다. 애틀란타 연은의 GDP나우캐스트에 따르면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 2.9%로 전망되고 있다. 3월 PCE 물가상승률은 2.6%, 근원물가는 2.7%로 전망된다.